▲ 한 노인이 공사 중단 요구를 하면서 방파제 앞에 일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주 제보를 받고 달려간 곳은 태안군 신진도항 우측 끝 편에 위치한 마도 등대였다. 봄이 다가왔지만 이곳은 아직도 겨울의 끝자락의 매서운 바다 바람이 남아있어 잠시만 방파제 주변에 서있어도 코끝이 시릴 정도의 추위와 긴장감이 나돌았다.

방파제 끝 바다 위에는 대형 해상크레인이 굉음을 울리며 방파제의 테트라포트(삼발이)를 들어 올릴 듯 대기 중 이었고, 그 테트라포트위에는 힘이 부쳐 보이는 백발의 한 노인이 크레인과 공사 인부들을 막고 위태롭게 대치 중 에 있었다.

▲ 등대부근에 출입 통제를 알리는 현수막

현재 신진도에는[발주처: 대산항만청, 시공사: 현대건설, 유창개발(주)] 신진도항(안흥 외항)정비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2012년 5월부터 시작한 공사가 2019년 중반에 종료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무리 공사로 서방파제(하얀등대)의 해체 및 확장과 해상에 새로운 해상방파제 신설 공사를 시작하려 한다는 공사 업체 측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공사를 막고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앉아있는 한 노인이 사정을 들어보니 신진항 공사는 공공의 안전과 공익을 위해서 공사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20여 년을 마도에서 조그만 매점과 낚시가게를 운영하며 살아왔는데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몇 일전 갑자기 나타나 낚시꾼들을 쫓아내고 출입을 금지시키며 공사를 시작하려한다고 했다. 지난 2015년 간암 판정을 받은 남편의 병수발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입은 공중화장실에 붙어있는 조그만 매점이 전부인 할머니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사현장에서 앞날이 깜깜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 작업구간을 노면에 표시해둔 모습

또한 그 옆의 다섯 평 남짓의 조그만 낚시가게의 젊은 주인들은 이곳은 낚시철이면 하루 관광객이 200여명 이상이 찾는 작지만 제법 유명한 낚시터라고 소개했다. 이번에 셋째 아이가 태어났으며 팍팍한 살림이지만 밤잠 줄여가며 더욱 열심히 살아보려 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며 공사관계자 측 에서는 피해 보상이나 합의는 없이, 정식으로 허가를 내고하는 사업을 노점상 취급하며 일방적으로 관광객들을 쫓아내고 공사를 시작하는 것에 대하여 울분을 터트렸다.

▲ 해당 방파제 공사현장

이곳의 관계자들은 앞으로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고 각오를 전하며, 공사 관계자를 찾아 이곳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피해에 대해서 보상이나 합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였지만 발주처나 시공사측 모두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시공사측 관계자는 협의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채 거절하였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들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공사가 불러오고 있는 서민들의 생존권의 피해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실마리를 풀어가는 현명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