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반도 천리포 해변 끝자락에 위치 한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 원이다. 30년 넘도록 식물 관련 전공자나 후원회원들에게만 입장을 허용하던  수목원이 2009년 3월 1일 전체 7개 관리 지역 중 1곳의 빗장을 풀어 일반에 공개 되었다. 공개지역의 이름은 설립자의 이름을 따‘밀러 가든(Miller's Garden)' 이라 부른다. 사람의 잦은 발길로 식물이 다칠 것을 염려하여 그동안 비밀의 정원 으로 불리던 수목원이 국민들의 생태교육 장소로 활용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 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천리포수목원은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 박사(Carl Ferris Miller, 1921-2002)가 전재산을 털어 피와 땀으 로 일궈내 첫 삽질 30년 만에 세계적인 자연동산의 반열에 올려놓은 곳이다. 1945년 광복과 함께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의 초급장교로 인천에 첫 발을 디딘 민병갈은 57년간을 한국에 살면서 세계 적인 명문 수목원을 일구어 놓고 2002년 4월 8일 81세로 타계했다. 천리포에 처음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한 해가 1970 년이므로 정확히 32년을 나무와 함께 살 다가 세상을 떠난 셈이다. 전 재산을 나무 를 심고 가꾸는데 쏟아 붓고 죽는 날까지 헌신했으며, 유가족에게 재산을 물러주지 않고 한국인으로 자신을 받아준 제2조국 의 선물로 천리포수목원을 한국에 남기고 갔다. 1962년 부지매입을 할 당시 수목원 지역은 몇몇 해송만 자라고 있던 황량한 곳으로 0cm 만 파도 염분 섞인 흙이 나오는 곳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천리포에 전기, 전화 및 인입도로 시설이 없어서 자가 발전기를 설 치하여 조명 및 급수를 위한 동력의 전원 으로 사용하며 힘겨운 조성사업을 해야 했다. 1973년부터는 민병갈 박사는 천리포 수목원을 단순한 바닷가의 보기 좋은  정원 이상으로 조성 하고자하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으며 이것이 최초로 제대로 갖추어진 민간수목원을 조성하게 된 효시 가 된다. 민병갈 박사는 꽃과 나무와 정원 을 사랑한 순수한 개인으로 정원의 주인 이고자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나무를 주인으로 섬기며 사는 일꾼으로 살고자 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어우러져 살아가길 원했던 박사의 철학을 이어 수목원의 나무들은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위적인 관리만을 하고 있다. 때문에 잘 다듬어진 조경·원예 수목원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꿔져서 오히려 수수해보일지 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천리포수목원만의 담백한 매력으 로 다가와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로부 터‘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2012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 다. 세계 각국에 서 수집된 식물들은 수목원 곳곳에서  재미있는 사연들과 스토리가 표찰로 정리 가 되어있어 혼자서 수목원을 둘러보아도 손색이 없다. 천리포수목원에 에서는 계절 마다 피고 지는 꽃도 아름답지만, 꽃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