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를 태운 통학버스는 어린이 통학버스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한 뒤 보육교사가 동승하고 운전자나 동승교사가 직접 승하·차문을 열고 닫아주며 승하차를 도와주도록 돼 있다. 그러나 통학버스로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경우도 많지 않고 규정도 잘 지키지 않다 보니 통학버스 관련 사고는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2월 경남 창원시에서 초등학생이 학원 승합차 문틈에 옷이 낀 채 끌려가다 다른 차에 부딪혀 숨지는 일이 발생했고 3월에는 충북 청주시에서 세 살배기 여아가 자신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버스 왼쪽 뒷바퀴에 깔려 숨지기도 했다

어린이 통학버스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2배나 높다고 한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전국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사고는 모두 203건이 발생, 이 중 9명이 사망하고, 344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월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발생건수를 보면 봄철인 4월과 5월에 전체 25%가 발생했다.

어린이가 학원 통학차량에서 내리다 운전자 부주의로 참변을 당하는 일이 잇따르는 것은 안전을 등한시한 어른들의 불찰이다. 여기에 어린이 통학차량 절반 가까이가 미신고 상태로 운영 중 이어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당수가 지입·임대차량이다 보니 보험과 보호시설도 운전자 개인 부담이어서 도로교통법상 통학차량 보호를 받지 못한다.

또한 어린이집 차량들은 '운행 거리가 얼마 안 된다' '주택가에선 속도를 많이 내지 않아서 괜찮다' 등을 이유로 아이들에게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행법상 어린이집 차량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차량에 탄 모든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매게 하도록 하는 것이 의무지만, 다른 어린이 통학 차량들은 이것이 의무 사항도 아니다. 사설 학원 등의 통학 차량 안전 상황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내년 1월29일 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와 어린이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된다.

이와 함께 어린이통학차량을 운영하는 사람과 운전하는 사람은 안전운행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운영하기 전에 받는 신규안전교육과 2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정기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개정한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통학차량을 운영하는 사람은 안전교육을 받지 않고는 운전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동안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각종 안전대책과 법을 만들고 있지만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하여 또 다른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노란색 페인트만 칠한다고 ‘어린이통학차량’이 아니다. 더 이상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과 눈앞의 이익 때문에 우리의 자녀들이 희생 되서는 안 된다. 어린이통학용 차량 운전자와 운영자들은 법에 의한 안전기준의 설치 준수와 운전자의 안전운전규정 준수로 우리 어린이들을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서산경찰서 성연파출소 경사 조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