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서산시청 앞 솔빛공원에서 열린 야외음악회 모습

그동안 서산시립합창단에 대한 기사를 2회 연재하고 많은 시민으로부터 좋은 의견과 격려를 받으면서 서산시립합창단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기사로 끝으로 연속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서산시립합창단이 좋은 합창단이 되기 위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진 단원 활동비
우선 합창단원에게 매달 지급되는 활동비(시에서는 보상금으로 지칭)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시는 시립합창단을 창단하면서 단원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를 너무 낮게 책정해 출발했다. 즉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이다.

물론 처음 결성될 당시엔 비전공자가 다수 섞여 있었지만, 전공자 위주로의 질 높은 합창단으로 이끌어갈 계획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다른지역의 실력 있는 프로합창단을 참고하여 단원의 활동비를 비슷하게 맞추어 시작했어야 했다.

당진시립합창단의 경우 일주일에 3번 연습에 현재 150여만 원 정도의 사례를 받고 있다.

짐작으로는 당시 합창단 결성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인근의 태안군립합창단이나 홍성군립합창단에서 참고를 많이 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앞서 나열한 합창단원은 전공자 위주보다는 비전공자가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아마 시에선 이 부분은 간과하지 못한듯 하다. 서산시립합창단이 수준 높은 프로합창단으로 갈 계획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당진시립합창단이나 그와 유사한 실력을 갖춘 합창단의 모델을 삼았어야 했다.

시는 2013년 8월 창단 때 단원에게 1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했었다. 또한, 단원에 대한 활동비를 한 번에 많이 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매년 10만 원씩 활동비를 인상해 월 30만 원까지 인상되었으며, 현재는 두 번 연습에 월 50만 원 이라는 금액의 활동비를 인상했다. 하지만 경기도 권역에서 오가는 단원의 경우 교통비로만 활동비의 반 이상이 나갈 것이다. 이를 생각해 볼 때 너무나 열악한 대우가 아닐 수 없다. 서산시립합창단의 이러한 실정을 아는 다른 지역의 음악 전공자들에게 서산시립합창단은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산시립합창단 단원들은 합창단 활동을 하기 위해선 모든 스케줄을 합창단에 우선적으로 맞추어 활동한다. 이는 단원들은 일반인들처럼 특별한 직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서산시에서 합창단원에게 매달 지급하고 있는 활동비가 이들에겐 중요한 소득원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속에 단원들은 차차 활동비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텨오고 있는 것이다.

시에 확인결과 활동비 인상과 관련해 법이나 조례상에 인상에 대한 폭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나 시의회에선 단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현실에 맞게 대폭적인 활동비 인상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이같은 처우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자칫 시립합창단의 존폐 여부의 문제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16년 열린 성남보육원 찾아가는 음악회 모습

인원 보강의 딜레마에 빠진 합창단
합창단 인원 구성은 합창단의 가장 핵심인 소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서산시립합창단은 50명이라는 운영상 조례에 명시가 되어 있지만 매년 20명 중반에서 30명 후반까지 단원이 자주 변동하는 불안감을 보인다.

특히, 2017년 하반기의 경우 지휘자와 반주자를 포함해 18명이라는 최악의 숫자까지 인원 구성이 엉성하게 짜인 적이 있었다. 이는 프로합창단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를 찾아 문제점을 파악해 본 결과 담당 부서에서는 지휘자가 실력 있는 단원을 뽑고자 까다롭게 오디션을 본 이유라고 해명하였다.

시립합창단은 현재는 40명의 인원으로 조례를 바꾸었다. 현명한 지휘자라면 눈높이를 약간만 낮추어 파트별로 안정적인 인원으로 합창단을 구성했을 것이다. 그다음으로 합창단에 결원이 생겼을 때 추가 오디션을 통해 우수한 단원을 조금씩 늘려가는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확인결과 이 분야의 전문가들도 똑같은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서산시립합창단은 내부적인 규정에 의해 매년 1회 이상의 정기연주회를 하게 되어 있지만, 지난해의 경우 인원 구성의 실패로 인해 정기연주회를 못 하기도 하였다.

이는 프로합창단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대형사고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시에서는 이에 대해 시민에게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없던 것으로 안다. 이 부분은 시에서 별도의 감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경험 많은 노련한 지휘자가 필요
경험 많은 지휘자는 노련한 운영으로 예산 부분에서도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는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한 단원보강을 위한 오디션 문제와도 연결된다.

시는 매년 1회에서 많게는 2회의 단원 오디션을 보고 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하게 인원보강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보강된 인원도 얼마 못 버티고 그만두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시가 별도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서산시립합창단은 창단한 지 수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고 매년 단원 보강을 위해 불필요한 경비를 지출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엔 단원들의 수가 정원에 한참이나 부족하지만 자체 평정제도를 통해 7명의 전공자를 대량으로 해촉하였다. 확인결과 다수의 단원을 한꺼번에 해촉 한 이유는 평정점수에 해당 단원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해명하였으나 이는 부족한 합창단 인원을 고려할 대 대량으로 단원을 해촉한 사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이같은 문제는 지휘자의 의중이 강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시에서 매년 합창단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평정제도가 악용될 소지가 있어 점수 반영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시립합창단의 방향성을 선택할 때
합창단에 대해 여러 가지의 방향성을 거론하고 싶다.

현재의 시립합창단은 찾아가는 음악회를 할 때 모든 단원이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형태를 가졌다. 즉 전원 공격 전원 수비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산의 운영 부분으로 보나 단원의 활용으로 보더라도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당진시립합창단을 비롯한 전국의 대부분 시립합창단은 찾아가는 음악회를 단원 내에서 여러 파트로 나누어 움직인다. 이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 많은 시민의 골고루 문화의 혜택을 보고 있다. 덕분에 1년에 70회에서 많게는 90회에 가까이 공연을 펼쳐 많은 시민이 시립합창단과 호흡하고 있다.
참고로 서산시립합창단의 경우 찾아가는 음악회를 포함해 년 평균 13회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 타 합창단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서산시립합창단의 조례에 따르면 지역 음악인들의 우선적으로 선발하게 되어 있으며, 마땅치 않을 시 외부에서 단원을 선발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 부분은 앞서 제시했던 부분과는 상반되는 의견이 될 수 있지만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예산 부분으로 볼 때 서산시민이 낸 세금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시립합창단 조례에서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듯이 가능하면 전공자 또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준하는 실력을 갖춘 서산시민이 서산시립합창단에 많이 참여할 것을 시민들은 원하고 있다.

▲ 지난 5월 서산시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4회 정기연주회 모습

만약 서산시립합창단이 전국 또는 외국을 대상으로 공연의 초점이 맞춰 있다면 최고의 실력자들을 선발해 고 퀄리티로 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 범위가 서산지역에 이뤄지고 있다면 이 부분은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성이 있다.

이는 지역의 음악인들이 시립합창단의 실력 있는 전공자들과의 활동을 통해 지역의 음악인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가진 우수 인력 확충 급선무
시는 시립합창단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합창단의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선 전문 안무가, 작곡가, 기획자가 꼭 필요하다.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예산을 늘려서라도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가까운 당진시립합창단을 포함해 시립합창단은 대개 연주와 기획·홍보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을 두고 있다. 단무장 또한 이 분야의 전문가를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해 합창단의 운영 맡기고 있다.

서산시립합창단은 창단 이후 몇 년 동안 합창단 내의 단원 중 지휘자의 추천으로 B모 단무장이 운영해오다 최근에 C모 단무장이 임무를 맡았다가 불과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D모 단무장이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단무장의 선출 과정도 지휘자가 일일이 단원에게 전화를 걸어 단무장 직을 맡아줄 것을 권유를 하는 실로 웃음이 나오는 프로답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즉 서산시립합창단은 외형적으로 볼 때 모양만 프로합창단이지만 실제 내부적으로 들여다볼 때는 일반적인 아버지합창단이나 어머니합창단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서산시립합창단엔 운영에 대한 전문 인력이 없다 보니 가장 중요한 정기연주회에서도 그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요즘 합창단의 추세는 노래와 안무를 병행하는 컨셉으로 바뀌어 대부분 합창단이 안무를 병행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산시립합창단의 경우 2015년 정기연주회 때 프로그램 중 “뮤지컬 맘마미아”를 하면서 전문 안무가를 초빙해 재미있고 전문성 있게 안무를 펼치면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후에 나아진 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시가 매년 시립합창단의 운영 예산이 적절하게 쓰지 못하고 남아 다시 시에 예산을 반납하고 있는 실정으로 볼 때 합창단이 얼마나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시는 2016년의 경우 시립합창단 운영예산 총액 339,900,000원 중에 126,170,670원을 쓰지 못하고 고스란히 남기기도 하였다.

이런 예산으로 좋은 공연을 위한 전문 인력을 초빙했다면 합창단원 개개인의 실력 향상은 물론 이를 통해 시민들이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는 그동안 시민에게 외면 받아왔던 서산시립합창단을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수준높은 기획과 전문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시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시민 모두가 공감하고 사랑하는 서산시립합창단으로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