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마하싸라캄 대학교 인문대 교수 김 텃골

근흥면 정죽리에 사는 주민으로 최근에 새로 개통된 두야리 삼거리에서 신호 위반으로 벌금을 물은 적이 있다.
내가 신호 위반에 대해 변명하거나 합리화 시키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이 삼거리 등 한적한 교외 교차로에 신호등이 꼭 필요 한가?에 대해 관계 당국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이글을 쓴다.
두야리의 경우 도로가 정비되면 도로가 쾌적해 지고 통행이 안전하고 원활해져야 하는데 기존 도로에서 새 도로로 진입하는 진입로가 이상하게 꼬이고 신호등이 생겨 오히려 훨씬 불편해 졌다.
여길 지날 때 마다 참 도로 이상하게 만들어 놓고 신호등 세워 짜증나게 만드네.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하고 한 택시 기사한테 물어 봤더니 “그냥 회전 교차로 만들어 돌아 나가게 만들면 되지 뭔 이런데서 뭔 신호등이 왜 필요해” .이런 거 만드는 공무원 머리가 둔한 겨 ,신호등 장사 허는 겨?“ 하는 대답이고 보면 나 혼자만의 생각도 아닌 듯하다.
내가 신호 위반에 걸리던 날 일화를 소개 한다면 그날따라 신진도 식당에 친구들이 와서 기다린다기에 급한 마음에 붉은 신호등에 차를 멈추고 주변을 보니 오가는 차가 한 대도 없어 그냥 출발했다. 그런데 아무도 없던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순찰차가 한 참을 따라 오다가 차를 세우더니 “신호 위반 하셨죠? ”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분명 정차해 주변을 보았을 땐 아무도 없었는데 ”, “어디 교통 복잡한데 가서 교통정리나 하거나 도둑놈이나 잡지 이런 한적한 도로에서 숨어서 신호 위반이나 지켜보고 있었어요?”
방귀뀐 놈이 성낸다고 법에 따라 공손하고 정당하게 법 집행하는 경찰관한테 법 위반한 내가 오히려 큰소리 치며 “어서 끝으셔. 한가롭기 이를데 없는 이 도로에서 쪼잔하게 순찰차까지 숨겨놓고 지키느라고 고생하셨네” “오늘 몇 건 하셨어”.라며 공무를 위로 하기는 커녕 빈정거리는 태도로 면허증을 내 밀었었다.
부끄러워야 할 내가 이토록 당당할 수 있었던 건 왤까?
교통 신호 위반은 통행량이 많은 곳보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서 많이 이루어 질 것이므로 법규 위반차량 잡기에는 이런 곳이 명당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경찰관이 참 불쌍하게 보인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 태도가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당시엔 “잘못 했다”는 생각보다“ 재수 없다”는 생각이 앞섰었다.
그런 뒤로 도로의 상태며 가로수, 버스 정류장 , 인도, 고속도 휴게소, 졸음 임시 휴게소 , 자전거 도로, 신호 체계 등 도로 교통에 관한 시설이나 관리가 합리적으로 잘 돼 있나 없나에 대해 자꾸 관심이 간다.
그래서 운전하면서 평소 느끼는 1. 회전 교차로 2. 가로수, 3. 휴게소 및 졸음 휴게소 등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1. 회전 교차로
지난달 컨퍼런스 참여 차 오스트리아에 간 김에 근처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보니 교통 선진국인 유럽 웬만한 도시 도심의 많은 핵심 교차로는 회전 교차로로 돼 있었고 그 교차로는 도심의 상징이었으며 한적한 시골 교차로의 경우는 대부분 신호등이 없는 회전 교차로였다.
교통 선진국은 그렇다 치고 우리보다 못할 것 같은 태국의 예만 보아도 도심의 핵심 교차로는 어김없이 회전 교차로로 교차로 중앙엔 시계탑이나 도시 상징물을 만들어 도심의 구심점과 더불어 초행자들의 등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그래서 한적한 삼거리 교차로조차 신호등이라 텅 빈 도로에서 한참씩 서있어야 하는 근흥면 두야리 교차로와 삼거리가 떠올라 좀 더 관심을 갖고 교차로의 교통 흐름을 살펴봤다.
신도등 교차로에선 어느 방향이든 꼭 신호대기 차량이 정지하고 있는 반면 회전 교차로에선 어느 방향이든 정체 없이 물 흐르듯 원활하게 차량이 움직이고 있었다.
신호등의 목적은 안전한 보행자와 차량을 보호하는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질서일 것이다.
그럼 이 목적을 달성하면서 신호등을 세우는 것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회전 교차로” “아하. 바로 이 거 구나.”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를 도입하면 “한적한 도로에서 교통 신호 대기로 시간을 허비하거나 아무도 없는 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싶은 유혹없이도 편한 운전을 할 수 있겠구나” .사고율이 현저히 작은 선진 교통 국들은 교통 기반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며 한국에 돌아 와서 신호등과 회전 교차로의 장단점에 대해 찾아 봤다.
서울 교통학회 (강진동 외)의 “회전교차로 설치의 효과 분석”에 의하면 회전 교차로 설치 후 지체도는 55% 감소, 차량 속도는 121% 개선으로 거의 2배로 차량 흐름이 빨라졌으며 안전 면에서는 사고 건수가 60% 감소했는데 이 중 사상자 등 사고의 심각성은 신호등 체계가 회전 교차로 보다 4배나 심각해 신호등 체계에서의 사고는 횟수뿐만 아니라 그 심각성에 있어서도 4.5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만족도나 도시 미관 측면에서 역시 모두 50-60%이상이 만족하고 있는 등 회전 교차로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다수의 학술 논문을 볼 수 있었다.
2014/05/26일 국토 교통부 뉴스를 보면 “회전 교차로가 신호등 교차로에 비해 교통사고 44%, 통행시간 30%를 줄여 준다.”
2015.2.11일 파인낸셜 뉴스는 “ 정부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교통사고 예방 목적으로 전국에 회전교차로 419곳을 설치했다. 그 결과 2012년 회전교차로를 설치한 85곳을 대상으로 2011년과 2013년을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 빈도가 39% 줄고 사상자 수도 45% 감소했다” 국토 교통부를 비롯 교통안전 연구소 및 관련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모두 회전 교차로가 신호등 교차로에 비해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교통 흐름 역시 그 효과가 월등해 앞으로 많은 교차로를 회전 교차로로 바꿀 계획이 있다“고 한다.
2014.08.12일자 매일일보에 따르면 양평군에서는 “2억45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군청사거리 회전교차로가 용역결과 교통흐름이 빨라진 반면 차량속도는 30%이상 감소해 사고위험도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5.2.9일 울산 신문은 “밀양시의 경우도 회전 교차로 건설로 사고 건수 43.8% 통행시간 27.4^ 통행속도 21.4% 회전 교차로 하나당 2억 6000만원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에서 보듯이 이미 시행하는 지자체가 많이 있으며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공주, 대전 등도 회전 교차로를 추진 중이라 하는 등 한 발 앞선 행정을 펼치고 있다.
회전 교차로의 장점에 대해서 우리 서산, 태안의 예를 보더라도 태안 여고 앞 회전 교차로나 서산 시청 교차로는 서산, 태안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차가 밀리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만약 이 곳에 신호등을 설치했다면 아마도 상습 정체 구간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런반면 그 보다 통행량이 적은 서산 법원 앞이나 새로 생긴 외곽도로 삼거리 태안의 근흥면 두야리를 비롯 정산포 사거리, 장산교차로 등은 도로 폭에 비해 별로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곳임에도 자주 밀리거나 늘 신호 대기로 서 있어야 한다.
특히 장산 교차로는 사고가 많아 새로 정비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직도 역주행하게 되는 불안한 사거리이다.
또 태안 진입로에서 기업 도시로 갈리는 평천 교차로의 경우 공사 중에 임시 회전 교차로 일 때는 차의 흐름이 원활했었으나 지금은 텅 빈 도로에서도 신호대기를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음은 태안 군민이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이런 직접적인 효과와 더불어 다른 잠재적 효과 또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사견이긴 하지만 교통 환경을 기존 그대로 둘 때와 선진형으로 바꾸었을 때 정부에 대한 신뢰나 교통질서 회복이라는 도덕적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회전 교차로의 긍정적 효과가 이미 검증됐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기존의 신호등 체계를 고집한다면 위험 요소 방치,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 공해 발생, 신호 위반 유혹으로 인한 도덕 불감증 유발, 사고 예방이나 큰 사건을 담당해야 할 경찰이 교통 신호 단속이나 하는 인력 낭비, 정당한 법 집행을 하면서도 “쪼잔하게 몰래 숨어 함정?을 파 놓고 신호 위반이나 단속한다”는 경멸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 자괴감으로 인한 경찰들의 사기 저하. 경찰력 낭비 등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 아닌가 한다.
벌금으로 인한 세수 확충은 정부 입장에서 이익이 될지는 모르나 불필요한 신호등을 만들어 위반을 유도해 단속하는 것은 국민의 민심을 이반 시키는 독약이 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이런 것 하나 시정 못하는 무능한 공무원” “ 복지부동, 무사안일 ”이라거나 “신호등 업자나 이해 관련 업자 등과의 결탁 등이 고치지 않는 배경이 아닐까?” 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의심의 눈초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적보다 무서운 것은 무식하면서 부지런한 상관이라 했다”는 말이 군에서 회자 된다. 그럼 공무원이 사업의 장. 단점을 헤아리지 못해 정작 중요한 일을 방치한다면 그 피해를 봐야 하는 사람은 누굴까?
도로 교통은 곧 군민의 생활 일부이다.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 시설을 만들어 군민의 안전이나 안전의식 고취 ,교통질서 및 교통 예절 함양 등을 고취 시키면 교통 문화도 달라 질 것이며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보복 운전 처벌 등 처벌 위주 행정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기존에 잘 몰랐거나 예산 등 어쩔 수 없는 문제로 잘못된 관행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면 새로 생가는 도로뿐만 아니라 기존의 교차로라 하더라도 사업의 경중에 따라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신호등 설치해 관리할 돈으로 가로등을 더 밝히거나 승강장이 없어 도로 가운데서 승객이 타고 내려 위험을 자초하는 버스 승강장을 만들면 어떨까?
군민을 위한 선진형 교통 시설 정비로 쾌적하고 즐거운 도로가 되길 바란다.

태국 마하싸라캄 대학교 인문대 교수 김 텃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