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요양병원 박원종 원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장기요양보험의 실시를 전후하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공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기관 간 기능 중복과 환자 유치 경쟁 등으로 인해 자원 이용의 적절성 및 서비스의 질 저하 등이 문제가 되고, 아급성기 치료 및 재활 중심의 요양병원과 요양 및 주거생활 중심의 노인요양시설 간의 기능과 역할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노인을 위한 사회복지 시설은 무수히 많다. 기능별로 제대로 구분하고 이용하는 노인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기능별로 대분류 만 해도 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로 구분 된다.
그 중 노인의료복지시설 중에 노인요양시설, 노인전문요양시설, 노인전문병원이 있다. 이전에는 노인전문병원이란 명칭을 사용하였는데 현재는 요양병원으로 명칭이 통일 되어 있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이다. 즉 병원이다. 재원은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으로 충당한다. 요양병원 입원대상은 ‘노인성질환이나 만성질환 및 외과적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자로 의학적 치료 및 요양을 필요로 하는 자’라고 명시 되어있다. 만 성기 및 아 급성기적 의료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 환자가 입원 할 수 있다. 요양병원은 병원으로서 의사가 상주하고 간호사 및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의료법에서 규정한 시설과 장비를 갖춰야 한다. 반면 요양시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양원은 의료시설이 아닌 생활시설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해 운영이 되고 재원은 건강보험이 아닌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담당하고 있다. 입소대상자는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자로 신체, 가사활동의 지원 또는 간병 등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자로 입소 시 장기요양등급판정을 받아 1~3등급만이 입소할 수 있다. 의료인은 상주하지 않고 2주에 한번 촉탁의제도가 있다. 요양보호사는 입소자 2.5명당 1명으로 되어 있다. 의료가 필요한 경우는 병원으로 보내어 진료를 받게 한다.
장기요양보험법 에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 에게 제공하는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고 되어 있어 노인성 질환자들을 요양시설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양시설에는 질병을 가진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는 배재 되어 있으면서 노인성 질병을 사유로 하는 환자들을 입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법에서 말하는 노인성 질병은 혈관성치매로부터 알츠하이머병, 뇌내출혈, 지주막하출혈, 뇌경색증 등 많은 질환들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 에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질병을 가진 환자들은 요양시설이 아닌 요양병원을 이용해야 한다.
현재 요양등급 1,2등급판정을 받아 요양시설에 입소한 환자 중 과반수가 의료적인 처치가 필요한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요양시설에서 머물며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요양시설 입소의 경우는 1~3등급만 가능하다보니, 비교적 가벼운 증상인 경우는 입소가 불가능해 이들 중 집에서 돌보기 힘든 경우는 불가피하게 요양병원에 입원시킬 수밖에 없다. 즉 요양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들은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고, 요양시설에 있어야 할 일부가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기능적인 부분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노인 장기요양보험 1, 2등급 환자는 요양병원으로 입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요양을 받는 것이 좋고.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3, 4등급 환자는 요양시설에서 수발을 받으면 된다.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기능적인 법 체계도 문제지만 이를 이용하는 환자나 국민들 또한 살피고 따져봐야 환자에게 적정한 기관을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각자의 기능이 있다. 기능적인 차이를 알고 이용한다면 이상적인 의료적 치료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비용문제로 의료적 치료를 받아야 할 요양시설의 어르신들이 병원에 입원을 하지 못하고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요양시설의 간병 비는 급여로 지원되고 있지만 요양병원에는 간병 비가 비급여로 되어 있다 보니 재정적 부담으로 인한 기능적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노인성 질환을 치료해가면서 잔존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나 병원을 찾는 것은 이용자들의 몫이다.
기능적인 분리를 명확히 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선택권을 가진 이용자들이 어느 곳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올바른 기능적 선택만이 적정한 치료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노인복지를 위한 제도 당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